오늘은 흰소리 좀 하겠습니다. 노가리 좀 까겠다는 말씀인데...
여기 하와이에도 월간 신동아를 볼 수 있다는 사실!
이게 흰소리는 아니고, 신동아에 나온 기사 한 꼭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.
2008년 신동아 9월호에는 제가 좋아하는 조성식 기자가 쓴 기사가 눈에 띕니다.

제목은 시라소니 이후 ‘맨손싸움 1인자’ 조창조가 털어놓는 ‘주먹과 정치’
조 기자는 전대미문 '주먹계'의 전문기잡니다. 주먹의 세계를 잘 안다는 얘긴데.
그는 이번에 조창조라는 걸출한 싸움꾼의 일생을 풀어놓습니다.

그의 기사에서 제 눈에 탁 들어온 구절이 있었어요.
조창조라는 주먹의 1인자가 '싸움의 비결'을 이렇게 설명합니다.

"영화에 나오는 건 다 거짓말이에요. 인간은 쉬지 않고 5분을 못 싸웁니다. 5분 이상 싸울 수 있다면 극한의 세계로 들어간 거지. 1대 1이 아니라 서너 명과 상대할 경우엔 속으로 시간 계산을 합니다. 2분은 때리고 3분은 도망치는 걸로. 가장 센 놈부터 칩니다. 그놈의 옆에 있는 놈한테 ‘이 새끼, 참 나쁜 놈이네’ 하면서 다가서는 척하다가 그놈을 치는 거죠. 넋 놓고 있다가 맞는 겁니다.”

----> 싸움의 리얼리티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. 근데, 제가 주목한 부분은 다음에 나옵니다.

“운동선수마다 약점이 있어요. 나는 여러 가지 운동을 했기 때문에 그 약점을 다 간파하고 그것을 공략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. 한마디로 꾀를 부린 거죠. 권투 한 친구들과도 많이 붙었는데, 한 번도 진 적이 없어요. 권투하는 놈은 유도로, 유도하는 놈은 씨름 기술로 무너뜨렸지요. 실전에서 가장 덕 본 건 씨름입니다.”

---> 싸움의 잔 기술을 설명하려고 이 부분을 따온 것 아니고요. 미래학에서 미래를 예측할 때, 시나리오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, 이 시나리오의 유용함을 조창조씨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. 미래에 벌어질 사건을 요모조모 예측하면서 서너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놓으면, 어떤 미래가 와도 '쫄지 않고' 대응할 수 있습니다. 그러니까, 미래를 내가 상대해야 하는 '경쟁자'로 본다면, 그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나는 유도, 권투, 씨름, 태권도 등의 기술을 익혀놓고 상대에 따라 여러기술을 구사하는 겁니다. 여러 기술은 시나리오로 보면 되겠슴니~.

흠, 써놓고 보니, 그럴듯 한데요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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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Here 2009/01/28 16:54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칼잽이 전문가, 유도, 씨름, 권투 등등 잘하는 사람들이 여러명 모여 집단으로 싸우는 패싸움의 경우에는
    어느 패가 더 다양한 전문가를 더 많이 합세하는 가도 중요하지만
    끼리 끼리 마음을 잘 모으는 것이 패싸움에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할 터인데,
    배반하거나 슬그머니 도망가는 자가 생기면 오합지졸이 되어 걍 ~ 깨지고 말지요

    조씨처럼 주먹의 1인자인 경우에는 한명이 여러가지 잡기에 능하기만 하면
    패싸움에서 우려하는 분열하는 문제점들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승률이 높아지겠지요

    과학기술에서 융합이란 화두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
    IT BT NT 등 사로 다른 분양의 전문가들이 모여 융합을 하는 경우
    서로 자기 잘났다고 뽐내거나 상대방에게 기 죽지 않으려고 독불장군처럼 행세하는 등
    패싸움에서 나타날 수 있는 패단이 여기저기 드러나는 경우 별 볼일 없는 연구결과를 초래하지요

    그런데 미국의 유수한 대학의 경우를 들어 보니
    한명이 다양한 분야 전공을 두루 섭렵하도록 학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던데요
   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다시 MBA를 거치는 등등...
    혼자서 필요한 융합을 하는 경우 성공 가능성은 그만킄 커질 수 있겠지요

    최근에 KAIST인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식의 다방면 교육을 추진한다니까
    어느 정도 성공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

    • 미래도둑 2009/01/30 12:42  address  modify / delete

      맞아요. 융합을 실현할 때 생기는 실제적인 문제를 잘 짚어주셨습니다. 문제를 푸는 방법의 하나로, 계약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. 서로 모였으면, 그건 계약이 성립된 것이고, 이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하면, 아웃되는...이걸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필요합니다.

  2. 한빛 2009/01/28 20:11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미래와 한 판 붙으려면 다양한 기술이 있어야겠네요. 미래학 체육관 하나 만들어야겠습니다. :)

    며칠전 격투기 시합에서 알롭스키라는 강자를 단 한방에 때려눕힌 효도르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.
    "수많은 시나리오를 연습했고 이날 벌어진 일은 바로 그 시나리오 중 하나에 대처한 결과이다."
    괜히 세계최강 소리를 듣는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.

  3. Lane 2009/01/29 17:50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결국...
    예측이란 자체가 어려우니, 그 중 가장 가능성이 큰 것에 대비하기 위해
    엄청난 effort를 들여야 한다는 말이군요.

    역시 쉬운일이 없군요.

    그나 저나,
    많은 effort를 들여서 이것 저것 다 배운 후에,

    싸움에서 이길려면 상대방 약점을 알아야 되는데,
    여러명과 맞붙었는데,
    막 치고 받고 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'어라 얘는 주특기가 뭐지??' 해버리면 당하는 거군요.

    어렵네....

  4. hojai 2009/02/06 10:39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앙...머. 미래학은 싸움의 기술인가염?